폭풍 속의 은혜 목양칼럼 / 2020년 09월 01일

코로나19가 장기화되어 가면서 모두들 힘들어하는 가운데, 특히 한국교회가 겪고 있는 아픔은 더욱 큰 것 같습니다. 지난 6개월 동안 한국교회는 정부와 언론의 질타를 많이 받았습니다. 한국에는 6만 개가 넘는 크고 작은 교회들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교회들은 사실 얼마 되지 않습니다. 그만큼 한국교회 스스로 치열하게 정부 지침에 따라 방역을 성실히 한 것입니다. 확률적으로 보면 교회의 방역은 칭찬받아 마땅한 수준인데도 불구하고 정부와 언론은 교회에 대해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의 혹독한 잣대를 들이댔습니다.

옛날 초대교회 때도 교회는 세상의 온갖 비난과 핍박을 받았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이 종교 모임에서 비도덕적인 행위들을 한다는 비난을 받았습니다. 사람의 육체를 먹고, 술에 취하고, 음란한 행위를 일삼는데, 특히 근친상간을 한다는 의심을 받았습니다. 실상은 성도들이 핍박을 피해 주로 밤에 모여 예배드리는 것, 성만찬 때 주님이 “이것은 내 몸이고, 내 피니 이를 먹고 마실 때마다 나를 기념하라” 하신 말씀을 두고 그렇게 곡해한 것입니다. 그리고 성만찬 때 포도주를 마시고, 서로를 형제와 자매로 부르고, 서로에게 “거룩한 입맞춤으로 문안하는 것”이 다 곡해되어 해석되었습니다. 크리스천이기 때문에 번듯한 직장도 가지지 못하고 핍박받던 시절이었습니다.

물론 그 시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좋은 상황에서 우리는 살고 있지만, 그래도 세상에 대한 환상을 품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확실해졌습니다. 한국교회는 그간 한국 사회복지 분야의 70퍼센트에 달하는 섬김을 감당할 정도로 약자를 섬기고 돌보는 일을 많이 해왔습니다. 그런데도 세상이 교회를 보는 눈은 이토록 사납습니다. 직장에서 학교에서 우리 성도들이 교회 다닌다는 이유만으로 사회의 따가운 눈총을 받으며 마음 고생이 심한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법을 어긴 것도 아니고 정부의 방역 지침을 철저히 지켰는데도 당하는 비난과 어려움에 대해서는 고개를 떨굴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는 주눅 들지 말고 주님을 위하여 당하는 의로운 고난이라고 생각하며 서로 격려하며 이겨내야 합니다. 또한 이 세상은 결코 우리의 집이 아님을 다시금 확인하며 영원한 나라 천국을 사모하는 마음을 다시금 새롭게 해야 합니다.

언제쯤 이 기나긴 터널의 끝이 보일지 장담할 수가 없습니다. 솔직히 저도 많이 불안하고 두렵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하늘 아버지께서 모든 상황을 주관하고 계시기 때문에 소망을 가지고 이 하루를 또 힘차게 살아갈 것입니다. 처음에는 우리 성도들을 직접 대면하여 심방하고 돌보지 못하는 것이 많이 속이 상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우리 주님이 성도들의 선한 목자이시기 때문에, 인간인 저는 그들에게 가지 못해도 주님께서 직접 심방하셔서 친히 돌보아주실 것을 믿고 기도합니다. 목회는 제가 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이 하시는 것임을 요즘처럼 실감하는 때가 없습니다. 지금이 전쟁을 방불케 하는 위기임은 분명하지만, 교회는 반드시 주님의 손을 잡고 이 위기를 이겨낼 것입니다. 우리는 코로나19를 묵상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묵상해야 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지금 우리는 코로나19로 인한 엄청난 폭풍 속을 지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폭풍 속에서도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하시며 주시는 은혜, 폭풍 속에서 더 빛나는 은혜가 있습니다. 그 은혜는 우리로 하여금 폭풍을 견디게 할 뿐 아니라, 폭풍을 통해 더 강하고 아름다운 믿음을 갖게 만들어줄 것입니다. 기도가 더욱 깊어지고, 예배를 소중히 여기고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이 더 뜨거워질 것입니다. 광야에서도 생명수가 터지게 하시고, 눈물 골짜기 안에서 주님 주시는 기쁨이 있게 하실 것입니다. 이번 달로 새로운교회는 11살이 됩니다. 수많은 크고 작은 폭풍 가운데서도 우리를 은혜롭게 인도해 오신 좋으신 주님의 사랑으로 여러분을 격려하고 싶습니다. 함께여서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