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경험해 보지 못한 폭풍의 시대 목양칼럼 / 2020년 07월 01일

요즘은 TV에서 사람이 꽉 들어찬 콘서트장이나 스포츠 경기장, 마스크 안 쓴 사람들이 거리를 가득 메우고 오가는 장면이 나오면 한눈에 “아, 이건 코로나 터지기 이전 영상이구나”라고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한숨이 나오면서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있습니다. “언제쯤 저 시절처럼 모든 게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비슷한 질문을 교회 성도들이나 목사들도 끊임없이 하고 있습니다.“언제쯤 교회가 예배당 문을 다시 활짝 열고 오프라인 예배로 전환할 수 있을까요?”

한국과 함께 세계 최고의 개신교 국가인 미국에서도 수많은 교회들이 “언제쯤 다시 오프라인 예배를 재개할 수 있을까?”하는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한편으로는 교회의 건물도 바이러스로부터 100% 안전하지 않으므로, 정부 방역 조치에 철저히 순응하며 교인들의 안전을 지키고,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렇게 한도 끝도 없이 집에서 온라인 예배만 드리고 있다가는, 70년대 집에서 TV로 예배를 시청하던 때처럼 함께 모이는 예배 공동체로서의 감동을 잃어갈까 염려되기도 한다고 합니다. IT 문화가 발달한 한국과는 달리 미국 교회들, 특히 중소규모의 대부분 교포 교회들은 온라인 예배로 전환하는 것이 너무나 힘든 상황이라고 합니다. 당장 이대로 몇 달이 더 가게 된다면 존립이 위태로운 교회들이 많다고 합니다.

‘하나님과 팬데믹(God and the Pandemic)’의 저자 N.T. 라이트는 교회가 이 시기를 바벨론 포로생활과 비슷하게 보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우리는 ‘바벨론 강가에 앉아’ 혼란스럽고 서러운 마음으로 수금을 걸어놓고 한없이 울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하나님께서 예레미야 선지자를 통해 말씀하신 것처럼 하나님의 뜻이 있어 허락하신 이 시간을 너무 조급하게 탈출하려 하지 말고 이 상황에 지혜롭게 적응하면서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의 평안을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상황 속에 영원히 있지는 않을 것 또한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현재 상황은 그 누구도 가보지 않은, 그렇기 때문에 그 누구도 “이거다!”라고 정답을 제시할 수가 없는 힘든 시간인 것만은 확실합니다. 하나같이 하는 말들이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지요.”라는 것뿐입니다. 힘든 때라고 해서 교회가 방역만 철저히 하고 목양에 손을 놓고 있어선 안 됩니다.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힘들어하는 성도들의 곁을 지키면서 소망의 메세지를 전하고, 계속해서 중보기도 해주며, 하나님의 은혜를 흘려 보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매주 제작하게 된 뉴젠 주일학교 온라인 컨텐츠가 부모들도 함께 예배드리는 가정 예배의 불쏘시개 역할을 해 준 것은 너무나 감사한 일입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언제쯤 이 기나긴 터널의 끝이 보일지 장담할 수가 없습니다. 솔직히 저도 많이 불안하고 두렵습니다. 컴퓨터와 인터넷이 처음 나왔을 때 디지털 혁명에 적응해야 했듯이, 코로나19 이후의 언컨텍트 시대에 우리는 적응할 준비를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하늘 아버지께서 모든 상황을 주관하고 계시기 때문에 소망을 가지고 이 하루를 또 힘차게 살아갈 것입니다. 처음에는 우리 성도들을 직접 대면하여 심방하고 케어하지 못하는 것이 많이 속상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주님이 우리 성도들의 선한 목자이시기 때문에, 인간인 저는 격리된 그들에게 가지 못해도 주님께서 직접 심방하여서 우리 성도들을 케어해 주실 것을 믿고 기도합니다. 목회는 제가 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이 하시는 것임을 요즘처럼 실감하는 때가 없습니다. 지금이 전쟁을 방불케 하는 위기임은 분명하지만, 한국교회는 반드시 주님의 손을 잡고 이 위기를 이겨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