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강의 왕을 전쟁 같은 우리 현실 속으로 초대하기 목양칼럼 / 2020년 06월 01일

히브리어로 평안을 “샬롬(Shalom)”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조용한 호숫가에 앉아 누리는 그런 평안함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단순히 서로 싸우지 않는 상태를 말하는 것도 아닙니다. 샬롬은 하나님의 백성들만이 누릴 수 있는, 하나님으로 인해 얻어지는 영적 충만함과 만족과 회복을 말하는 것입니다. 샬롬은 하나님의 축복, 하나님의 동행하심, 삶의 구석구석에 골고루 내려주는 하나님의 임재를 의미합니다.

구약성경에서 “여호와 샬롬(평강의 하나님)”이라는 이름이 처음 나오는 맥락은 참으로 의외입니다. 그것은 이스라엘에 왕이 없어서 각자 자기 소견대로 행하던 사사 시대 때, 기드온이라는 사사를 통해서였습니다.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께 불순종하고 우상숭배를 한 까닭에 사람들이 도덕적으로 타락하고, 전쟁과 각종 질병과 재앙이 끊임없이 일어나서 하루하루가 혼란스럽고 불안했습니다. 그때 하나님께서는 평범한 사람 기드온을 이스라엘의 평화를 회복할 사사로 세우셨습니다. 그때 기드온이 제단을 쌓고 예배를 드리면서 선포된 이름이 바로 “여호와 샬롬”입니다. 기드온이 경험한 하나님의 샬롬은 전쟁 같은 현실 속에서 체험한 하나님의 기적 같은 은혜입니다. 샬롬의 예배를 드린 기드온은 집안의 우상을 제거한 뒤, 나가서 미디안 침략군을 물리치고 실제로 이스라엘은 샬롬을 회복했습니다.

평강은 환경이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평강의 왕이 임하시면서 주시는 것입니다. 주님의 평안을 원한다면 평안의 주님과 끊임없이 동행해야 합니다. 우리의 전쟁 같은 현실 속으로 끊임없이 평강의 왕 주님을 초대해 들여야 합니다. 우리는 보통 힘든 상황이 닥치면 “하나님, 빨리 제가 여기서 벗어나게 해 주십시오”라고 기도합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경제적인 어려움이 닥치거나, 믿었던 자식이 사고를 치고 속을 썩일 때, 혹은 몸에 뜻하지 않은 병이 생겨서 고통스러운 치료 과정에 들어갈 때, 정말 간절하게 “이 어려움에서 빨리 벗어나게 해 달라”라고 기도합니다. 그리고 그런 기도가 꼭 잘못되었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어떤 어려움에서 빨리 벗어나게 해 달라고 기도하기 전에 그 어려움 속으로 하나님을 초대해 들여야 합니다.

어떤 분들은 직장에 출근해서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고 싶은데 그날 처리해야 할 업무가 많아서 힘들다고 합니다. 업무와 기도를 따로 떼서 생각하지 마시고, 그날 처리해야 할 업무를 놓고 기도하십시오. 그날 있을 바이어와의 회의와 상사 앞의 브리핑 같은 모든 예민한 상황들을 기도로 하나님께 말씀 드리시고 그 상황을 다르게 해 달라고 하십시오. 그것이 평강의 주님을 우리 현실 속으로 초대하는 것입니다. 지금 투병 중이신 분들은 빨리 낫게 해 달라는 기도도 하지만, 지금 여러분의 병상으로 평강의 주님을 초대하는 기도를 하십시오. 결과만 중요한 게 아니고 과정도 중요합니다. 기적은 문제에서 빨리 탈출하는 게 아니라, 하나님께서 그 문제를 어떻게 축복으로 바꾸시는지에 달렸습니다. 내가 빠져 있는 구렁텅이에서 하나님께서 나를 빨리 빼내 주시는 것보다 더 놀라운 기적이 하나님이 그 구렁텅이 안으로 들어오셔서 역사하심으로써 일어날 수 있습니다. 환난 중에 있는 여러분에게 평강의 주님께서 설명할 수 없는 위로와 은혜와 능력을 주실 것입니다.

여러분이 인생의 모든 전쟁을 혼자 힘으로 다 싸울 필요가 없습니다. 항상 불안해하고, 긴장해 있고, 지쳐 있고, 밤에 잠을 잘 못 이룰 필요가 없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고난에서 빨리 탈출하려고만 하지, 평강의 주님을 고난 속으로 초대해 들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힘든 상황 속으로 겸손히 주님을 초대하고 주도권을 내어 드린다면 주님께서는 오셔서 우리와 함께 하시며, 위로하시고, 힘주시며, 놀라운 기적으로 인도하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