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고난의 시간이 오래 갈 때 목양칼럼 / 2020년 04월 01일

코로나19 사태로 인하여 온 나라가 얼어붙은 지 벌써 한 달이 훨씬 지났습니다. 이로 인해 대다수의 한국 교회들이 한국 전쟁 이후 처음으로 예배당에서 주일예배를 드리지 못하고 각자 가정에서 온라인 예배를 드릴 수밖에 없는 청천벽력 같은 상황으로 내몰리게 되었습니다. 한시라도 빨리 교회 문을 열고 싶었으나, 교육부에서 학교 개학일을 4월 6일(월)로 다시 연기하였고, 이제는 글로벌 팬데믹으로 발전한 코로나19 사태는 미국을 비롯한 서부 유럽 등 세계 각처로 급속도로 번져나가고 있어 사태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게다가 수도권의 일부 지역 교회에서 집단 감염자가 발생하면서 교회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문제가 전보다 더 예민하게 대두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온라인 예배 체제가 갖추어져 있지 않아서 오프라인으로 모이지 않으면 당장 교회의 근간이 흔들리는 미자립 교회들이 걱정이 됩니다.

교회도 못 오고, 회사도 학교도 제대로 가지 못하며, 사람들이 모이는 곳을 다 피해서 집에서만 있어야 하는 이 힘든 시간을 앞으로 얼마나 더 견뎌야 하는지 모두가 불안하고 답답해하고 있습니다. 우리 인생에서 이렇듯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고난의 시간이 오래 갈 때 참으로 몸과 마음이 지치고, 마음이 불안하여 견디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모든 고난에는 고난을 통해 하나님이 가르쳐 주시고자 하는 영적 레슨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만약 우리가 이 시간을 세상 사람들처럼 낙담하고 원망하고 불평만 하며 보낸다면 하나님의 레슨을 배우지 못하고 그냥 생고생만 하는 것이며, 그것은 고통을 낭비하는 것입니다. 이 힘든 시간에 세 가지를 권하고 싶습니다.

첫째, 먼저 이 시간에 잃어버린 감사를 회복해야겠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사람들 많이 모이는 곳에 가지도 못하고, 사람들끼리 악수도 못하고, 다른 지방이나 나라로 함부로 여행도 못 가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평소 우리는 많은 사람들이 어울려서 함께 밥을 먹고, 여행 가고 하는 것을 당연시 여겼는데, 이제 보니 그 평범한 일상들이 얼마나 감사할 일이었는지 모릅니다. 특히 요즘 주일 예배와 특새 예배를 온라인으로 진행하면서 성도들이 SNS로 보내주신 간증들 중에 가장 많은 내용은 “그동안 예배당을 가득 메우고 함께 마음껏 찬양하고 설교 듣고 예배할 수 있었던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이었는지를 새삼 깨닫게 되었다”라는 것입니다. 예배를 안 드리는 것과 못 드리는 것의 차이는 큽니다. 함께 모여 예배를 못 드리는 것이 핍박받는 남의 나라 얘기인 줄만 알았는데, 코로나 사태 같은 비상 상황으로 인해 집에서 온라인으로 예배드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니까, 정신이 번쩍 나신다고 했습니다. 그동안 너무 당연시해 오던 예배가, 교회 공동체가 너무나 감사하게 느껴지셨다고 합니다.

둘째는 영적으로 깊어지십시오. 평소보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으니 성경과 경건 서적을 많이 읽으시고, 기도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십시오. 저 같은 경우는 산책 시간을 기도 시간으로 많이 활용하고 있으며 스마트폰 앱으로 설교도 많이 듣습니다. 바울은 감옥에서 수많은 옥중서신을 썼고, “천로역정”도 존 번연(John Bunyan)이 감옥에서 쓴 작품입니다. 고난은 깊은 영적 체험의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셋째, 소망의 미래에 대한 꿈을 꾸고 선포하십시오. 구약의 이사야 선지자는 절망 같은 현실 속에서도 회복될 미래를 꿈꾸고 예언하였습니다. 남들은 고난의 시작만 보고 절망하고 있었을 때 그는 성령의 눈으로 고난의 끝을, 회복된 미래를 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감사 찬양을 터뜨리고 있었습니다. 지금 우리의 현실이 어렵다고 해서 미래도 그러리라는 법은 없습니다. 지금 미리 믿음의 눈으로 회복된 미래를 보고, 성령의 능력으로 미리 감사를 선포해 보십시오. 저는 이 코로나 사태 후에 우리 교회가 더 강하고 새롭게 부흥할 꿈을 꾸고 있습니다. 총체적 위기에 있는 우리나라도 새롭게 될 것을 꿈꾸며 선포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