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의 어벤져스 시리즈 열풍에 담긴 비밀 목양칼럼 / 2019년 06월 01일

올 상반기 한국 극장가를 휩쓴 최고의 히트상품 마블사의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흥행은 상상을 뛰어넘는 엄청난 것이었습니다. 천만 관객 돌파에 단 11일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2008년 개봉된 영화 “아이언맨”으로 시작된 마블 신드롬은 2012년 개봉한 “어벤져스”로 본격적 포문을 열었고, “천둥의 신 토르,” “캡틴 어메리카,” “앤트맨” 등 지금까지 총 21편의 영화를 통해 세계 관객들과 호흡하며 마블의 세계관인 영웅들의 서사시를 구축했습니다. 특히 한국은 전세계에서 아마 미국 다음으로 마블 작품이 사랑받는 국가로써, 한국 시장의 흥행은 마블의 성공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마블사도 그걸 알아서 어벤져스 주요 출연배우들은 영화가 개봉할 때마다 아시아권에서는 한국을 제일 먼저 방문하고, 이번 “엔드게임”도 세계 최초 개봉 국가로 한국을 지정했을 정도입니다.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슈퍼맨이나 배트맨 같은 히어로들을 가진 경쟁사 DC 코믹스에 비해 한 수 처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마블사의 이런 폭발적인 성공의 비결에 대해 전문가들은 먼저 지극히 인간미 넘치는 캐릭터들을 통한 공감대 형성을 꼽습니다. 아이언맨이나 토르 같은 히어로들은 처음엔 이기적이고 감정 컨트롤이 안 되며, 약해지기도 하고, 고뇌하기도 하고 서로 다투기도 합니다. 미국 영화에서 “선한 주인공은 죽지 않는다”라는 일반적 공식을 깨 버린 것도 관객들에게 주효했습니다. “엔드게임”에서 아이언맨과 블랙위도우는 인류를 구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목숨을 희생합니다. 또한 마블의 영화들은 인종과 성차별 문제 같은 민감한 사회적 문제에 반응하는 민첩함을 보입니다. “블랙팬서”는 흑인 히어로를 전면에 내세웠고, “캡틴 마블”은 페미니즘 서사가 돋보였으며, 내년에는 아시아계 히어로를 내세운 “샹치”도 만들어질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야말로 그 시대 사람들이 원하는 곳들을 정확하게 긁어 주는 스토리와 캐릭터 설정이 절묘합니다.

마블 영화들은 이야기 전개와 설정, 캐스팅, 캐릭터를 하나의 세계관에서 공유하면서 각 작품마다 다음 작품에 대한 복선을 심어놓고 지난 작품과 연관성을 맺고 영화 마지막에 쿠키영상을 삽입합니다. 캐릭터들은 서로 이야기로 연결되어 있지만 독립적으로 성공할 수 있게 만들어졌습니다. “어벤져스”라는 큰 시리즈 작품에서는 모든 히어로들이 출연하지만 그 중간중간마다 각 개별 히어로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들이 분기별로 출시되고, 그 스토리들이 또 전체 어벤져스 스토리의 맥락 연결이 되어 팬들의 기대를 계속 쌓아갑니다.

설교자로써 저는 성경의 캐릭터들이 마블 영화의 캐릭터들과 흡사한 점이 많다고 생각됩니다. 남 속이기 잘하는 야곱이나 불륜을 저질렀던 다윗, 급한 성격으로 실수 많이 하고 주님을 부인하기도 했던 베드로 등, 믿음의 영웅들이라는 사람들이 너무나 약하고, 실수 많고, 인간적입니다. 가족 간의 갈등, 동성애 문제, 직장 생활에서의 시기와 계파 갈등, 살인, 전쟁 같은 리얼한 문제들이 너무나 정직하게 소개되는 것도 성경입니다. 그래서 성경의 스토리들은 마치 오늘날 우리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듯이 리얼하게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동시에 인류 구원이라는 하나의 거대한 테마 속에서 수많은 믿음의 영웅들을 중심으로 한 에피소드들이 쉴 새 없이 연결되어 신구약을 관통합니다. 모세, 아론, 여호수아, 갈렙 등의 개개인의 스토리도 감동이지만 그들이 거룩한 어벤져스처럼 함께 어우러져 출애굽과 약속의 땅 입성을 이루도록 하나님이 쓰십니다. 마블은 최근에 성공한 작품들이지만, 성경은 그 오랜 세월 전 세계인들의 영혼을 사로잡는 감동의 베스트셀러요, 살아있는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우리 모두 성경을 더욱 사랑합시다. 성경 속에 나오는 모든 스토리들을 날마다 새로운 감격으로 읽고 마음 속에 새깁시다. 그러면 인생이 변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