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하기 때문에 모험할 수 있는 공동체 목양칼럼 / 2018년 11월 01일

최근 출간된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에서 저널리스트 작가 대니엘 코일은 프로스포츠팀, 특수부대, 영화사 등 전세계적으로 성공한 집단을 찾아다니며 공통분모를 연구했습니다. 그 결과 그는 어떤 집단이 훌륭한 성과를 냈다면 이유는 그 팀이 똑똑해서가 아니라 안전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일례로 경영대 대학원생과 유치원생들이 마시멜로 탑 쌓기를 하면 유치원생이 이깁니다. 대학원생이 눈치 보기를 하며 비생산적인 경쟁을 하는 동안 유치원생들은 어깨를 맞대고 단순하게 협동하기 때문입니다. 코일에 따르면 성공한 집단은 일정한 행동 양식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 조직의 리더는 항상 미세한 신호로 ‘우리는 이어져 있다’는 안정적인 결속을 만들어내고, 그에 따라 구성원은 서로의 약점조차도 두려움 없이 토로합니다. 그들에겐 사소한 제스처와 습관이 있었는데, 가령 자주 시선을 마주치고 다른 사람의 말을 끊지 않고 습관처럼 감사를 표현하는 사소하지만 친밀한 행동 같은 것들입니다.

우리 뇌에는 항상 주변 사람 특히 윗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신경 쓰고 걱정하는 부위가 있다고 합니다. 주변을 보면 사람들은 항상 머릿속에 “이곳은 지금 안전한가? 이들과 함께 하는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 위험 요소가 숨어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들이 맴돌고 있다고 합니다. 빠르게 돌아가는 롤러코스터일수록 튼튼한 안전벨트를 매고 타듯이, 많은 일을 신속하게 감당해야 하는 민첩한 조직의 리더들은 신변을 염려하는 구성원들에게 항상 안전벨트를 매줘야 한다고 합니다.

성공하는 조직은 서로가 서로에게 항상 “나는 당신이 필요하다”라는 사인을 주는데, 특히 리더는 더더욱 그것을 자주 한다고 합니다. 가령 구글(Google)은 매주 열리는 공개포럼에서 격렬한 논쟁을 이어가는데 창립자에게도 거침없이 질문하고 민감한 사안도 다뤄집니다. 그래도 그것을 수용하고 격려하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다들 안전하다고 느끼니까 용감하게 도전할 수 있는 것입니다. 구글은 유능했기 때문이 아니라 안전해서 성공했다고 합니다. 안전만큼 창의성을 이끌어내는 동기도 없다는 것입니다.

안전하기 때문에 모험할 수 있는 공동체의 훈련은 가정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비행기를 만든 라이트 형제의 아버지는 목사님이셨는데,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책을 많이 읽어 상상력을 키울 수 있게 해 주었고, 어머니는 유달리 호기심 많고 손재주 뛰어난 아이들이 썰매를 만들거나 할 때에 아무리 사고를 쳐도 늘 격려하고 축복해 주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두 형제 다 대학을 나오지 못했지만 인류 역사를 바꾼 비행기라는 놀라운 발명품을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의 가정에서 부부간에, 또 부모 자식 간에 작은 실수와 부족함들은 서로 너털웃음으로 용납해 주며, 최선을 다한 시도들을 격려해 주고 칭찬해 준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교회도 안전하기 때문에 모험할 수 있는 공동체여야 합니다. 저는 담임목사로서 교회의 모든 일에 관심을 가지고 큰 방향을 설정해 주지만, 너무 지나치게 모든 디테일까지 하나하나 간섭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그렇게 되면 부목사님들이나 순장들, 사역 팀장들이 무기력해지기 때문입니다. 저희 교회 교역자 회의에서 어떤 스쿨이나 행사 준비를 위해서 기획회의를 할 때는 항상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을 가지고 서로 솔직히 대화하며 최고의 전략을 수립해 나갑니다. 그 과정에서 서로 많이 웃고 격려해 주고, 때로는 “교회에서 이런 것도 해도 되나?” 싶을 정도의 창의적인 시도도 채택해 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로봇으로 만들지 않으셨고, 하나님의 지혜와 마음을 가진 자유로운 존재로 만드셨습니다. 우리는 서로의 다름이 갈등이 아닌 조화와 보완이 될 것을 믿고, 서로 격려하고 사랑하며, 함께 힘을 모아 승리를 일궈 나가는 환상의 팀이 돼야 합니다. 저는 그래서 우리 새로운교회가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