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검찰조사를 받던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목을 매 자살했다. 2004년부터 지금까지 검찰 수사 도중 자살한 사람은 80명이 넘는다고 하는데, 이들 중 고위 공직자나 유명 기업인들이 많다. 이들 모두 검찰 수사로 인한 정신적 압박과 수치심을 견디지 못해 극단적 선택을 했다. 특히 성 전 회장은 주변의 지인들에게 지속적으로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했고, 현 정권의 실세들에게 계속 전화를 걸어 구명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속적 금품로비와 폭넓은 인간관계 구축이 성공과 안전을 보장한다고 믿고 살아왔던 것 같은데, 그 인생철학이 인생의 가장 힘든 위기 상황에서 통하지 않았고 그때 싱크홀처럼 무너져 내린 것이다.
디하크(Dee Hock)라는 미국의 저명한 리더십 전문가는 지도자가 장기간 건강한 자기 리더십을 발휘하려면, 적어도 자기 시간과 에너지의 50%를 자기 자신을 관리하는 데 써야 한다고 했다.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 나는 이건 너무 미국적인 논리 아닌가 하고 코웃음을 쳤다. 그러나 그동안 국내외 여러 분야의 수많은 리더들을 만나면서 점점 디하크의 주장에 공감이 간다. 감성지수(EQ)라는 말을 처음 사용했던 하버드대 심리학 교수 대니얼 골먼은 괜찮은 사람과 탁월한 사람의 결정적 차이는 ‘감성적 자기 통제 능력’, 즉 자기 마음을 다스리는 능력이라고 했다.
영혼을 얼마나 잘 관리했는지 살피자
초등학교 중퇴의 학력으로 입지전적인 성공을 이룬 성 전 회장. 그러나 그의 영혼은 이 무서운 인생의 위기 상황을 견뎌내지 못했다. 겉으로 드러난 기업가적 리더십 카리스마는 강철 같아 보였지만, 그것을 떠받드는 자기 안의 내면세계의 힘은 의외로 연약했던 것이다. 우리는 어떨까?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문제가 생기면 타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는데, 우린 먼저 자기 자신의 영혼을 얼마나 건강하게 관리해 왔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리더는 늘 자신의 영혼을 정직하게 들여다보아야 한다. 우리 속 깊은 곳에는 현재의 의문점들에 대한 열쇠를 쥐고 있는 과거의 암호들이 숨겨져 있고, 그것을 알아야 찬란한 미래로 도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대인들은 매주 한 번씩 안식일을 가졌는데 그날 3가지를 한다고 한다. 뒤를 보고, 위를 보고, 앞을 본다. 과거를 깊이 반성하고, 하늘의 하나님께 기도하고, 미래를 계획하고 준비한다는 뜻이다.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건강한 리더십을 원한다면 당신도 정기적으로 한 발짝 현실로부터 떨어져서 자신의 영혼을 이렇게 추스르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자연 속에서 쉬고, 성경을 비롯한 깊이 있는 책들을 계속해서 읽으며, 가족 혹은 친구들과 웃고 사랑하는 것도 내면세계를 풍성하고 강하게 해 준다.
예수님의 자기 관리 리더십 배워야
예수님의 생애는 철저한 자기 관리와 균형 잡힌 삶의 표본이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상대하면서, 그렇게 많은 일을 하시면서도 그는 아침마다 조용히 혼자 하나님과 시간을 보내며 자신의 영적, 육체적 에너지를 재충전했다. 폭풍처럼 진격하면서도, 때에 따라서는 고요한 하늬바람처럼 물러갈 줄 아는 분이셨다. 군중의 박수갈채에도 흥분하지 않으셨고, 제자에게 배신당하고 불법 재판당하며 십자가로 끌려가실 때도 침착하셨고 온화하셨다. 그의 내면세계가 그만큼 관리가 잘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모두 예수님의 자기 관리 리더십을 배워야 한다. 우리에게도 언제 인생의 모진 비바람이 몰아칠지 모르기 때문이다.
성 전 회장의 시신에서 나온 쪽지에 적힌 이름들로 인해 메가톤급 폭풍이 휘몰아치고 있다. 혐의를 받고 있는 권력 실세들은 또 이 무서운 폭풍을 이겨낼 만한 영혼의 힘이 있는지 걱정이 된다. 체코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겨울이 우리에게 묻는 날이 있으리라. 여름에는 무엇을 했느냐고.”
한홍 새로운교회 담임목사
자기 자신을 다스리는 리더십
바이블시론 / 2015년 04월 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