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의 정신 목양칼럼 / 2017년 04월 01일

올해는 개신교 종교개혁 5백주년이 되는 아주 특별한 해입니다. 저는 6주간 주일 대예배 강단에서 종교개혁의 핵심 인물들과 주제들을 다루는 “강의 설교”를 했습니다. 그 시간을 통해서 제 자신부터 다시 한 번 종교개혁자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했던 핵심 포인트 몇 가지를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첫째, 종교개혁자들은 “오직 믿음”을 선포했습니다. 카톨릭 교회는 사람이 구원받는데 있어서 믿음도 필요하지만, 동시에 “선한 일(Good Works)”을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선한 일이란, 남을 돕고 하는 좋은 일들을 하는 것과 교회가 주는 교리를 받아들이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교회의 7가지 성례에 착실히 참여하는 일을 포함했습니다. 그러므로 죽을 때까지 확실히 구원을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가 모호했고, 교회의 노여움을 사서 출교되면 구원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고 가르쳤습니다. 이 같은 로마 카톨릭의 구원론은 사람들을 교황청의 권위 아래 철저하게 묶어놓는 하나의 도구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마틴 루터는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 것” (롬 1:17)이라는 말씀을 붙잡고, 우리는 행위가 아닌 오직 그리스도의 보혈 공로를 믿는 믿음으로만 구원받을 수 있다는 자유의 복음을 선포했습니다.

둘째, 종교 개혁자들은 하나같이 성경 말씀을 사랑했습니다. 천 년이 넘도록 로마 카톨릭 교회는 교회의 권위를 말씀의 권위와 같은 자리에, 아니 많은 경우 그 위에 놓았었습니다. 그러나, 14세기 영국의 존 위클리프는 교황과 사제들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과 행위들은 오직 말씀에 의해 평가되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신약성경은 하나님의 권위로 가득 차 있다. 극히 단순한 사람도 이해할 수 있고, 구원에 필요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 그러므로, 모든 성도들은 다 스스로 성경을 탐구할 권리가 있다”라고 했습니다. 이를 위해 그는 옥스퍼드의 학자들을 모아서 라틴어 성경을 영어로 번역했습니다. 16세기 초, 독일의 루터도 “오직 성경”만 붙들라고 하면서 헬라어 성경을 독일어로 직접 번역했고, 이 독일어 성경은 구텐베르크의 인쇄기계들을 통해 수십만 권씩 제작되어 독일인들의 손에 들려졌습니다. 개신교의 종교개혁은 모든 사람들이 자기 나라 언어로 성경을 읽음으로써 각자 직접 하나님의 말씀을 접하고 변화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었습니다.

셋째, 종교개혁자들은 교회뿐 아니라 사회 전체를 거룩하게 만들고자 했습니다. 당시 유럽의 종교개혁은 종교 분야에만 영향을 미친 게 아니었습니다. 루터는 우리가 세상에서 종사하고 있는 모든 분야에서 하는 일이 다 하나님께 다른 방법으로 영광 돌리는 성직이라고 했습니다. 존 칼빈은 지저분하고 범죄가 많던 도시인 스위스 제네바를 부강하고, 깨끗하고, 따뜻한 세계 최일류 도시로 탈바꿈 시켰습니다. 그는 하나님의 통치가 교회를 넘어서 정치, 경제, 교육, 복지 등 사회 모든 영역에 흘러 들어가 건강한 국가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었습니다. 칼빈의 제자 존 낙스는 제네바에서 배운 것을 가지고 돌아가서 자기 조국 스코틀랜드를 똑같이 새롭게 바꿔 놓았습니다. 서구 민주주의와 절제된 자본주의 등은 다 개신교 종교개혁을 통해서 꽃을 피우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종교개혁은 다양한 장소에서 다방면에 걸쳐 이뤄진 총체적 개혁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보이는 세상과 보이지 않는 세계는 영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건강한 교회는 건강한 국가를 만듭니다. 오늘날 한국 사회의 위기는 한국 교회의 위기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종교개혁자들도 너무나 어려운 시대 상황을 말씀과 기도로 견뎌내며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냈습니다.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합니다. 우리도 일어나 교회를 새롭게 하고, 나라를 새롭게 하는 하나님의 도구가 되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