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왜 휘청거리나 바이블시론 / 2013년 08월 22일

최근 휴가 및 목회자 세미나 일정으로 미국을 다녀왔다. 나는 중학생 때 미국으로 이민 가서 20년 가까이 살다가 목회를 위해 한국으로 돌아온 교포 1.5세다. 이번에 미국 가서 느낀 것은 1980년도 처음 이민 갔을 때만 해도 세계 최고의 부자 나라였던 미국의 경제력이 눈에 띄게 약해졌다는 사실이다.

디트로이트를 비롯한 36개 도시들이 파산 신청을 했고 프레스노, 필라델피아, 새너제이, 버밍햄, 뉴올리언스 같은 도시들이 엄청난 빚더미에 올라 있다. 부자로 소문났던 캘리포니아주도 천문학적으로 불어나는 재정적자를 견디다 못해 주립대학들과 각종 공립학교의 예산을 몇 십 퍼센트씩 삭감해 버렸다. 내가 처음 이민 가서 미국 공립학교를 다닐 때는 값비싼 실험자료와 학용품, 교과서들을 나라에서 풍성하게 공짜로 대주었는데, 요즘은 다 부모들이 그 비용을 따로 부담한다고 한다. 연방정부, 주정부 할 것 없이 한 푼이라도 더 아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정신적 황폐가 재정위기 원인


미국의 재정적 곤핍함의 원인은 정신적인 것이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신용카드 제도가 도입되면서 개인이나 기업, 심지어는 지방정부들까지 너나 할 것 없이 도저히 갚을 수 없는 돈을 빚을 내서 마구 써대는 나쁜 소비습관이 오늘날 미국 경제를 빚더미에 올려놓게 한 큰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한다. 또한 미국은 유럽처럼 사회복지제도가 잘 돼 있어서 열심히 일한 국민들이 내는 세금을 복지지원금으로 받으면서 놀고먹으려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미국의 빅3 자동차업체를 헤어 나올 수 없는 빚더미에 빠뜨려서 디트로이트시를 파산시킨 원인도, 막강한 자동차 노조의 천문학적인 복지 혜택과 퇴직공무원 연금 부담 때문이다. 부강한 나라 미국을 있게 했던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라”는 근검절약하는 청교도 노동철학은 갈수록 희미해지고 있다.

미국 사회의 정신적 황폐는 오래전부터 시작됐다. 60년대 술과 섹스, 마약의 자유와 함께 “신은 죽었다”고 외치던 젊은 히피 세대들의 반란과 월남전이 가져온 트라우마, 인종차별의 갈등, 80년대 돈밖에 모르는 여피들의 일중독 등이 얽히고설키면서 건국의 뿌리였던 개신교 기독교 정신이 뿌리째 흔들리기 시작했다. 평균 이혼율이 30% 이상으로 급증하고, 10대 청소년들의 탈선과 범죄가 늘어나는 등 미국 가정의 붕괴 현상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거기다가 2000년 9·11 테러 이후 미국의 개방적 이민정책이 모든 외국인을 잠재적 테러리스트로 보는 폐쇄적인 방향으로 돌변했다. 미국을 젊고 힘 있게 만들었던 것은 전 세계에서 끝없이 몰려오는 도전적이고 뛰어난 이민자들과 유학생들 때문이었는데, 이들을 홀대하면서 사회에 활기가 사라졌다.

그런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동성연애자 권리 옹호에 엄청난 정성을 쏟고 있다. 오바마의 총력 지지로 지금 미국의 많은 주에서는 동성연애 결혼이 합법화되고 있고, 교회들도 함부로 동성연애자를 반대할 수 없는 분위기로 바뀌어 가고 있다. 거기다가 오바마는 자타가 공인하는 친이슬람 성향을 띠고 있다. 이 나라가 과연 400년 전 신앙의 자유를 찾아 신대륙으로 건너온 청교도 조상들이 세운 나라가 맞나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



청교도 선조의 믿음 회복해야


미국의 재정적 가난은 정신적, 영적 황폐에서 온 것이다. 그 나라의 영적 기상도는 그대로 그 나라의 정치·경제 기상도로 투영된다. 그러나 미국은 한국의 가장 소중한 혈맹이고, 아직도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는, 그래서 세계 각국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세계의 호프다. 나는 미국이 청교도 선조들의 믿음을 다시 회복하길 바란다. 위대한 아메리카의 저력은 군사력이 아니라 단단한 신앙 위에 세워진 국가 정신이기 때문이다.



한홍 (새로운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