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군대를 위한 변명 바이블시론 / 2014년 01월 20일

최근 군부대들이 뜻밖의 수난을 겪고 있다. 전북 임실에서는 육군 35사단이 옮겨오자 일부 주민들이 군부대 앞에서 24시간 확성기로 시끄러운 노래를 틀어놓고 부대를 내쫓기 위해 소음공세 중이라고 한다. 그런가 하면 경기도 군포의 한 주택개발지구에서는 군이 부근 부대 장병과 가족들이 머물 관사로 수십채의 아파트를 사들인 것에 대해 일부 입주민들이 군이 있으면 거주 여건이 불안정해지고, 아파트 시세가 떨어지니까 관사 구입을 철회해 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절대 우리집 마당에는 안 된다’는 전형적인 님비 증상이다. 반대하는 분들도 나름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과연 우리가 이렇게 군인들을 막 구박해도 될까.



강한 군대 없는 민주국가 없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군대에 대한 남다른 애증이 있는 것 같다. 신체 건강한 모든 한국 남자들이 인생의 황금기 2∼3년을 군대에 갔다 왔으며, 거기서 엄청 고생한 체험담이 평생 추억의 대화 주제가 된다. 또한 현재 군에 젊은 아들과 연인을 보낸 수많은 국민들은 자나 깨나 대한민국 군대가 안녕하기를 기도할 수밖에 없다. TV 예능 프로그램 ‘진짜 사나이’가 인기를 끄는 것도 바로 그런 맥락일 것이다. 그런가 하면 일부 정치군인들이 정권을 잡았던 시절의 아픔을 떠올리며 ‘무식한 군바리’에 대한 상처 또한 깊다. 이러니 군을 바라보는 우리 한국 사람들의 감정은 실로 복잡미묘하다.

그러나 우리는 군대를 그렇게 부정적으로만 봐선 안 된다. 아무리 민주적인 국가도 강한 군대 없이 유지하기란 불가능하다. 민주주의의 요람이라고 하는 영국이나 미국은 다 크고 강한 군대를 가지고 있으며, 국민들은 모두 자국 군대를 자랑스럽게 여긴다. 수억이 넘는 적대적 아랍 국가들에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경이로운 국가 발전을 이룩한 이스라엘은 남녀 할 것 없이 전 국민이 군대 경험이 있고, 평생을 언제든 실전 투입이 가능한 예비군으로 산다. 세계에서 가장 호전적인 수십만의 북한군과 60년 넘게 대치해 온 우리 상황도 이스라엘 이상으로 터프하다. 우리 모두의 사랑과 격려, 기도가 백업해 줄 때 군은 뿌듯한 마음으로 국방 임무를 다하며 우리가 평안하게 살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해줄 수 있다.



‘진짜 사나이’에 감사기도를


또 한 가지. 우리의 아들들이 사병으로 군에서 보내는 시간은 결코 무의미하게 고생하고 낭비하는 시간이 아니다. 자기중심적 왕자병을 단체생활을 통해 확실하게 고쳐주는 곳이며, 강한 책임감과 기민한 상황대처 능력을 습득시켜주는 곳이다. 지인 중 한 분은 아들이 원래 후방으로 배치됐는데 백을 써서 훈련이 더 혹독한 전방부대로 보냈다(물론 본인은 몰랐겠지만). 제대 후 아들은 정말 세상 그 어떤 시련도 두려워않는 강한 사나이로 탈바꿈했다며 아버지는 웃었다. 선진국들을 보면 최고의 리더십 양성 프로그램 중 하나로 군 장교 훈련 과정을 인정한다. 미국 같은 경우는 웨스트포인트를 포함한 사관학교 입학 경쟁률은 하버드, 예일 같은 아이비리그 대학보다 낮지 않다. 그리고 미국의 고급 장교 출신들은 사회에 나와도 그 리더십 경력을 아주 높이 평가해줘서, GE 같은 대기업은 아예 장교 출신들을 간부직에 특채하는 프로그램이 상설되어 있을 정도다. 생사가 오가는 훈련장과 전쟁터에서 몸에 밴 현장 리더십을 인정해주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서구의 정치·경제 지도자들 중에는 장교 출신이 많고, 그들 또한 그 경력을 자랑스럽게 내세운다.

강한 군대를 만드는 힘은 강한 정신력이다. 정신력은 강한 훈련으로만 길러지지만 자국민들의 사랑과 존중을 통해 완성되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도 혹한 속에 나라를 지키고 있는 ‘진짜 사나이’들이 있음에 우리 모두 감사기도를 드려야 한다.



한홍 새로운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