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를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가 목양칼럼 / 2026년 10월 01일

AI가 일상으로 들어온 지 4년도 안 됐지만 우리 삶은 많이 바뀌었습니다. 우리는 맛집을 찾아 달라는 소소한 주문부터 여행 계획, 주식 투자, 노후 설계까지 AI와 상의합니다. 어떨 땐 정리되지 않은 감정과 고민까지 상담합니다. AI는 긴 논문과 자료를 힘들여 읽지 않아도 요약해 핵심을 알려 줍니다. 인간의 영역으로 거침없이 들어오는 AI를 보고 있자면 감탄과 두려움이 동시에 듭니다.
얼마 전에는 92년간 인간이 못 푼 수학 문제를 AI가 단 88시간 만에 풀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AI가 답을 찾아냈다는 것과 인간이 그 문제를 이해했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의미입니다. 세계적인 수학자인 미국 UCLA의 테렌스 타오 교수는 “AI가 답을 내는 속도 자체보다 그 답을 이해하고 지식으로 만드는 과정이 뒷전으로 밀리는 것이 걱정”이라고 했습니다. AI 시대에는 답을 얻는 능력보다 그 답 가운데 무엇이 의미 있고 옳은지를 판단하는 능력이 더 귀해질지 모릅니다. 그래서 요즘은 하이테크 기업들이 인문계 출신들을 적극적으로 채용하려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17세기 프랑스가 낳은 천재 수학자요 철학자인 파스칼은 신실한 크리스천이었습니다. 그는 말하기를 “우리는 다른 사람이 제시한 이유보다 스스로 발견한 이유에 더 쉽게 설득된다”고 했습니다. 한 마디로 남이 준 답은 쉽게 잊히고 내가 찾은 답은 평생 간다는 뜻입니다. 인생을 바꾸는 행동은 시간을 들여 고민하고 부딪히고 실패를 반복하며 어렵게 찾아내는 과정에서 비롯됩니다. 사람들이 AI에 열광하는 것은 대개 진득한 경험을 통해 얻는 답보다 빠른 답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얻은 답은 그 속도만큼 빠르게 잊혀집니다. 그렇게 하면 시험은 잘 치겠지만 실력은 생기지 않습니다. 오래 남는 답이 실력입니다. 실력은 시행착오와 시간과 노력이 겹겹이 쌓인 만큼 우리 안에 뿌리를 내리고 단단히 자리 잡습니다.
로마제국이 세계를 제패할 수 있었던 것은 모든 문명과 나라들로부터 장점을 흡수하고 배우고 발전시켰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강대한 제국이 되자 그들은 점령국에서 끌어온 노예들에게 모든 일을 시키고, 자기들은 사치스러운 파티를 즐기며 살기 시작했습니다. 노예들이 의사, 변호사, 회계사, 기술자, 군인 일을 다 감당했습니다. 노예들에게 힘든 일을 다 시키니까 당장은 편했지만, 로마 시민들은 점점 스스로 생각하거나 몸을 움직여 일하는 능력을 잃어 가게 되었습니다. 야만족의 침입을 받기 전에 이미 내부에서부터 나라가 무너졌습니다. 실력이 없어진 주인은 곧 노예보다 못한 존재가 됩니다.
AI 시대 주도권을 지키려면 AI 없이도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놓치지 않아야 하며 따뜻한 감성을 유지해야 합니다. 범람하는 정보의 홍수 속에 거짓을 분별하는 지혜와 깊이 있는 인품이 앞으로는 가장 큰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이것은 영혼의 힘에서 나오며, 이는 예수님과의 관계에 달려 있습니다. 예수님은 포도나무요 우리는 가지입니다. 예수님을 떠나서는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그 사실을 잊지 않고 늘 주님과 동행한다면 우리는 AI 시대의 거친 파도를 너끈히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