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하지 말고 협력하십시오 목양칼럼 / 2024년 09월 01일

부활하신 주님께서 갈릴리호숫가에서 제자들을 다시 만나실 때, 주님을 부인했던 베드로를 용서하시고 “내 양을 먹이라”는 영적 지도자의 사명을 주십니다. 그리고 마지막 죽음까지 주님의 십자가를 닮은 삶을 살 것이라는 예언의 말씀도 주셨습니다. 그러면 이런 중요한 말씀을 놓고 조용히 묵상하며 기도해야 할 텐데, 베드로는 난데없이 옆의 요한을 가르치며 “이 사람은 어떻게 되겠습니까”라고 물었습니다.
베드로는 젊은 시절부터 요한의 아버지 세배대의 배를 빌려서 고기를 잡는 어부였습니다. 그래서 요한과는 누구보다 가까웠습니다. 둘은 불같은 성정이나 주님을 향한 열정에 있어서 서로 비슷한 점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요한은 현실감과 절제력, 그리고 폭넓은 인간관계를 갖고 있어 베드로는 늘 은근히 요한을 속으로 부러워했습니다. 십자가의 주님이 어머니 마리아를 요한에게 부탁하신 얘기를 들은 뒤부터는 더욱 요한이 자기보다 더 귀하게 쓰임 받지 않나 하는 라이벌 의식이 강해진 것 같습니다.
우리가 세상 살면서 끊임없이 싸워야 하는 감정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비교 의식입니다. 그냥 자기 길만 가면 될 텐데 항상 남의 인생을 흘끗흘끗 바라보고, 자기와 비교하는 못된 습관이 있습니다. 하여간 남의 일에 관심들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그것도 남을 돕기 위한 관심이 아니라, 그냥 죄로 물든 본성이 부추기는 관심입니다. 비교 의식이라는 것이 상대적이라서, 상대가 누군가에 따라서 투기가 될 수 있고, 우월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상대가 우리보다 많이 가진 것 같으면 질투하고 비방하고, 우리보다 덜 가진 것 같으면 무시하고 잘난 척합니다. 비교 의식이 세상 사람들만 있는 게 아닙니다. 교회 지도자들도 얼마나 서로 비교하고 의식하는지 모릅니다. 교회 안에서 사역하면서 누가 무슨 일을 하나, 얼마나 인정을 받는가에 굉장히 예민합니다. 선교단체들끼리도, 또 교회들끼리도 비교 의식, 경쟁의식이 은근히 치열합니다.주님께서는 요한은 어떻게 될 것이냐고 묻는 베드로에게 요한은 상관하지 말고 “너는 나를 따르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이 우리를 부르실 때는 한 사람씩 부르십니다. 비교는 부질없는 짓이고, 다른 사람에 대한
억측은 시간 낭비이며, 질투는 정말 어리석은 죄악입니다. 우리가 혹시라도 자기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에 성실히 집중하는 대신, 주위를 두리번거린다면, 그래서 남이 잘되는 것을 가지고 우리 자신의 성공을 판단하는 잣대로 사용한다면, 주님에 베드로에게 하신 말씀을 우리에게도 하실 것입니다. “그가 어떤 길을 가든 네게 무슨 상관이냐? 너는 나를 따르라!”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하나님의 축복은 똑같지는 않지만, 공평하십니다. 나를 나보다도 더 잘 아시는 하나님께서 내게 맞는 달란트를 주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괜히 남을 질투하고, 자기에게 주어진 것에 불만족해서 투덜대지 말아야 하며, 어설프게 남 흉내 내려고 할 필요 없습니다. 남에게 맞는 옷이라 해서 내가 입어도 예뻐 보이는 것이 아닙니다. 나보다 더 받은 것 같은 사람에게 열등감 느낄 필요 없고, 덜 받는 것 같은 사람에게 우월감 느낄 필요 없습니다. 하나님은 훗날 우리의 신실함을 가지고 절대평가 하시지, 남과 비교하는 상대평가를 하지 않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서로 비교 경쟁하지 않고도 모두가 승자가 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반드시 남들보다 뛰어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남들과 다른, 자신만의 길을 찾는 것입니다. 훗날 초대교회를 세우는 환상의 파트너가 되었던 베드로와 요한처럼 주님은 우리가 서로 비교하지 말고 협력하기를 원하십니다. 그러면 주님께서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게 하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