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 같은 지혜와 비둘기 같은 순결 목양칼럼 / 2023년 09월 01일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세상 속으로 파송하시면서 복음을 전하고, 병든 자를 치유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성령의 능력을 부어 주셨습니다. 하지만 마 10:16의 “뱀같이 지혜롭고 비둘기같이 순결하라”라는 당부를 하셨습니다. 먼저 우리는 비둘기처럼 순결해야 합니다. 비둘기의 순결함은 정직하고 순수함을 상징합니다. 또 비둘기는 평화의 상징입니다. 우리는 화평케 하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런 비둘기의 순결함과 화평함은 상황에 따라 말 바꾸고, 거짓말도 가끔씩 하면서, 목표를 위해서는 수단 방법 가리지 않는 세상적 영악함과는 정 반대입니다. 눈 감으면 코 베어 가는 이 사나운 세상에서 이렇게 살면 사람들한테 평생 당하고만 살지 않을까 솔직히 그런 걱정도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이 쓰시는 성경 속의 인물들은 보면 세상눈에 보기엔 좀 어리숙해 보여도, 하나님 말씀대로 순종하며 우직하게 살아가는 순수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영악한 사람들한테 항상 당하기만 하고 손해만 보는 것 같은데, 희한하게도 최후의 승리는 그들의 것이 되게끔 하나님이 섭리하십니다.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과 조카 롯을 비교해 보십시오. 롯은 삼촌 밑에서 자라면서 약삭빠르게 자기 재산 축척하고 자기 사람 모아서 어느새 삼촌과 필적할 만한 힘을 키운, 세상적 영악함의 대명사 같은 사람입니다. 반면에 아브라함은 어떻게 보면 너무 순진하고 착해서 롯한테 뒤통수 맞으면서도 좋은 것 다 양보하는 어리숙한 사람이었습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이 주신 약속의 말씀을 철석같이 믿고 있었기에 상황에 따라 약삭빠르게 움직이는 롯 때문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 아브라함을 하나님은 축복하시고 번성하게 하셨습니다. 우리 크리스천들도 세상 살면서 하나님 말씀 붙들고, 우직하게 순종하며 나아가는 순수함이 있어야 합니다. 너무 세상적으로 교활해 지지 마시고, 너무 영악하게, 손해 하나도 안 보고 살려고 하지 마십시오. 때로는 알면서도 속아주고 참고 용서하며 가야 할 일들이 있습니다. 그래도 불안해하지 마십시오. 세상 사람들이 아무리 영악하게 날뛰어도 하나님만 순종하는 순수한 사람을 이길 수 없습니다. 하나님이 그 인생을 책임 지시기 때문입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신부인데, 신부의 힘은 오직 신랑 한 사람만을 평생 사랑하는 집중력에 있습니다. 가난하지만 깨끗한 신부. 오직 우리 주님께만 충성하고 다른 어떤 것들에 한 눈 팔지 않는 신부. 세상은 이런 사람을 바보라고 할지 모르지만, 주님은 그의 인생을 축복하고 지켜 주십니다.
순결함을 강조하신 주님께서는 제자들이 또한 뱀처럼 지혜로워야 한다고 하십니다. 지혜는 주의 깊고, 신중하게, 치밀하게 준비해서 일을 처리하는 영민함입니다. 신속히 위험을 알아채고 재빨리 그로부터 벗어나는 깨어있음이기도 합니다. 자기 자신의 한계를 알고, 언제 나아가고 언제 피해야 할지를 아는 것이기도 합니다. 우리 성도들이 험한 세상을 살아갈 때 이런 신중한 분별력의 지혜가 필요합니다. 사람을 분별하는 지혜,자기의 때를 아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지혜는 단순히 옮은 일을 하는 것만이 아니고, 옳은 일을 선한 방법으로 하는 것입니다. 사람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도 그 사람을 진리 가운데로 이끌어 주는 것이 지혜입니다. 이 지혜는 세상 학교에서 가르쳐 주는 게 아니고, 나이가 들고 경험이 많아졌다고 꼭 생기는 것도 아닙니다. 지혜의 근원은 하나님이시기 때문에 항상 하나님 임재 앞에 엎드려 기도해야 합니다. 순결과 지혜는 하나님이 우리를 세상으로 보내신 사명, 복음으로 세상을 치유하는 사명을 이루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물론 성령이 부어주시는 능력이 제일 중요하지만, 순결과 지혜는 성령의 능력을 담아
내는 그릇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