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의 자리에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목양칼럼 / 2023년 05월 01일

부활하신 주님은 두려움과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던 제자들이 모여 있던 방 한가운데에 나타나셨습니다. 그들을 위로하시고 못 자국 난 손과 옆구리를 보여주셨습니다. 그들에게 오실 성령을 받을 준비를 하게 하셨고, 주님의 증인으로세상으로 보내시겠다는 사명도 주셨습니다. 실망과 두려움에 가득 찼던 제자들은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면서 완전히 다시 살아났습니다. 기쁨과 평안으로 충만해졌습니다. 그런데 이 놀라운 은혜의 자리에 없었던 제자가 한 명 있었으니 바로 도마였습니다.

우리가 아주 은혜로운 예배나 집회 참석할 때 보면, 꼭 그 자리에 앉아서 은혜를 받아야 할 사람이 빠진 것을종종 볼 수 있습니다. “아, 그 사람이 와서 이 설교를 들었어야 하는데…아, 그 사람이 와서 이 집회에서 은혜 받았어야 하는데…” 그런데 가만 보면 영적으로 살아 있는 사람은 항상 은혜받는 자리에 남보다 앞서 와 있기 때문에 그런 아쉬움이 없습니다. 그러나 영적으로 시험 드는 사람, 영적으로 연약한 사람의 특징 중에 하나는 이 핑계 저 핑계로 은혜의 현장에 많이 없는 것입니다. 도마가 왜 그 자리에 없었는지 우리는 모릅니다. 아마도 주님의 십자가 사건으로 충격받고 낙심하여 아무도만나지도 않고 혼자 방구석에 두문불출하고 있다가 그만 그 놀라운 축복의 자리를 놓쳐 버렸던 것 같습니다. 믿음 생활하면서 의심이 일어나고 낙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혼자 집에 앉아 있지 마십시오. 의심과 회의가 몰려올수록,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혹은 예방하기 위해서 교회에 와서 주님을 예배하는 사람들 안에 항상 섞여 있어야 합니다. 부활하신 주님이 제자들이 모여 있는 곳에 처음 찾아오신 자리에, 그 중요한 순간에 도마는 혼자 인간적인 근심하느라고, 현장에 함께 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다른 제자들처럼 주님을 뵐수 있는 천금 같은 기회를 놓쳐 버린 것입니다.

주님이 역사하실 때 여러분은 그 현장에 계십니까. 옛날에 경건한 청교도들은 성도들의 예배와 모임에 한 번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누가 “왜 그렇게 모임에 한 번도 빠지지 않느냐"라고 물으면 경건한 형제들은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주님이 언제 우리에게 오셔서 놀라운 일을 행하실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나는 그때 그자리에서 빠지지 않기를 원합니다.” 주님께서 어느 예배, 어느 성도의 교제의 시간에 오셔서 불같은 은혜와 기적과 치유와 감동을 주실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때 그 자리에 내가 있었다는 것은 얼마나 축복인지 모릅니다. 2002년 월드컵 4강 진출하는 승부차기를 현장에서 직관한 사람들은 20년이 지난 지금도 그 감격을 얘기하고 다닙니다. 하물며 부활하신 주님이 처음 제자들에게 영광으로 임하시던 그때의 감격이야 얼마나 크겠습니까.

정말 놀라운 사실은 그 의심 많은 도마를 위해서 주님이 다시 한번 제자들을 찾아오셨다는 사실입니다. 부활의 주님을 실제로 만나본 도마는 그 자리에 무릎 꿇고 “나의 주 나의 하나님”을 고백합니다. 처음에는 그 자리에 없어서 의심했지만, 뒤늦게나마 두 번째 집회에는 참석했기 때에, 부활의 주님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은혜의 자리에 함께 있는 것이 너무 중요합니다. 주님께서 약속하시기를 “두세 사람이 나의 이름으로 모인 곳에 나도 그들 중에 있겠다’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개인적으로도 역사하시지만, 두세 사람 이상 모인 공동체 가운데 특별히 더 강렬히 역사하십니다. 우리가 성도들의 모임에 참여하면 거기서 성도들하고만 교제하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거하시며 역사하시는 주님을 만나고, 주님과 교제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공동체로 모일 때 주님은 더 강렬한 성령의 역사를 일으키십니다. 거기에 있었던 사람들은 모두 세상을 변화시키는 증인으로 쓰임 받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