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돌아가야 할 예루살렘 목양칼럼 / 2022년 08월 01일

압살롬의 반란군을 패배시킨 다윗은 한시라도 빨리 예루살렘으로 돌아가길 원했습니다.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이 바로 그곳이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예루살렘에 돌아가면 수많은 문제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지금 예루살렘은 수십 년간 다윗이 다스려온 옛날의 예루살렘이 아니었습니다. 압살롬의 반란군이 점령하여 휘젓고 간 곳이기에 상처와 실패의 흔적이 가득한 땅입니다. 복구하고 회복시켜야 할 일투성이였습니다. 아직도 도시 어느 곳이나 정부 조직 어딘가에 반란군의 잔여세력들이 남아 있다가 다윗을 노릴 지 알 수 없었습니다. 또 수많은 사람들이 반란군에 붙었었기 때문에, 옥석을 가려서 누구를 벌하고 누구를 상줄 것인지 결정해야 했습니다. 또 포용하고 용서한다고 해도 앞으로 제2의 반란을 막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정의는 세워야 했습니다. 앞으로 누구를 믿어야 할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정부 조직 인사를 완전히 새로 다시 해야 했습니다.
이렇게 골치 아픈 일들이 산적해 있는 곳이 예루살렘이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다윗은 사명의 자리 예루살렘으로 반드시 돌아가야만 했고, 거기서 하나님이 주신 사명을 감당해 내야만 했습니다. 지금 있는 곳에 계속 머물러 있으면 몸은 편해도 마음은 편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의 영혼은 우리가 있어야 할 사명의 예루살렘에 있어야 평안을 누립니다.
유대 백성들은 나라가 망하고 이방에 포로로 끌려갔을 때 자나깨나 예루살렘으로 다시 돌아오기를 갈망했습니다. 그들이 끌려갔던 나라는 세계 최강대국들이어서 자리 잡고 나니까 육체적으로 살기는 훨씬 편했는데도, 그들의 마음은 항상 예루살렘에 있었습니다.
예루살렘은 편한 곳은 아닙니다.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고 피와 땀을 흘려야 지킬 수 있는 곳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임재와 내게 주신 사명이 있는 곳이기에 힘들어도 그 자리에 있어야 우리 안에서 성령의 힘찬 박동 소리를 듣습니다. 축구선수의 꿈은 그라운드에서 뛰는 것입니다. 벤치에 앉아 있으면 다칠 염려도 없고, 관중의 야유 소리 들을 이유도 없고, 편하고 좋습니다. 그러나 어떤 선수가 벤치에 앉아 있고 싶어 하겠습니까? 땀을 흘리고 태클 당하고 야유 소리를 들어도 단 한 순간이라도 그라운드에서 뛰어야 살아 있음을 느낄 것입니다.
코로나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국내로 들어와 장기간 선교지로 돌아가지 못했던 선교사님들을 찾아뵙고 격려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들이 계시던 아프리카나 인도네시아 오지 선교지는 전기도 수돗물도 안 들어오고 밤새 모기에게 뜯기는 열악한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이 편안한 한국에 들어와서 오래 있으니까 오히려 마음이 편하지 않으시다고 했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선교지로 돌아가고 싶다고 이구동성으로 말씀하셨습니다. 선교지는 그들의 예루살렘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은 예루살렘과 영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그곳을 떠나서는 기쁨이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떤 일이 있어도 반드시 우리가 지켜야 할 예루살렘으로 돌아가야만 합니다. 그곳은 편하고 쉬운 자리는 아닐 것입니다. 내게 영광과 함께 실패와 상처도 안겨준 곳입니다. 그러나 그곳에서 다윗은 왕으로서 나라를 경영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었습니다.
우리에게도 하나님이 섬기라고 세워 주신 자리, 예루살렘이 있습니다. 교회도 예루살렘이고, 가정도 예루살렘입니다. 거기에 내가 지켜야 할 영적 자리가 있습니다. 힘들어도 다시 돌아가서 그곳을 지킬 때 하나님이 주시는 평안과 기쁨과 축복을 맥시멈으로 누릴 것입니다. 상처와 실패가 있었던 자리이지만 사명의 자리이기에 순종하는 마음으로 다시 돌아가면, 하나님께서 감당할 은혜를 주실 것입니다. 선한 능력으로 다시 일어나게 하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