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난주일에 제가 19세기 프랑스 화가 제임스 티소가 그린 그림을 가지고 설교한 내용에 대하여 많은 성도님들이 큰 은혜를 받았음을 나눠 주셨습니다. 티소의 그림은 지금까지 우리가 익숙해 있던 성화들과는 달리 십자가에 매달리신 주님의 눈으로 십자가 밑에서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을 보았다는 점에서 아주 독보적입니다. 그림에는 로마 백부장과 군인들, 유대인 종교 지도자들, 군중들, 그리고 예수님을 사랑한 여인들이 나옵니다. 십자가에 달려계시던 6시간 동안 주님은 이들 한 사람 한 사람을 어떤 눈으로 보셨을까요?

예수님은 이미 자신을 십자가에 못박고 조롱하는 모든 사람들을 용서하셨고, 그들을 위해 기도하셨습니다. 즉, 예수님은 용서와 사랑의 눈으로 십자가 밑의 사람들을 바라 보신 것입니다. 도저히 구제불능일것 같은 그 사람들도 십자가의 능력으로 변화될 수 있음을 아셨기 때문입니다. 십자가 위에서 예수님의 용서는 인간의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닌 성령의 힘으로 하는 사랑입니다. 예수님의 용서와 사랑이 십자가 밑에 있던 사람들 하나하나에게 각자 다른 방식으로 임했고, 그것은 십자가 후의 그들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습니다.

먼저 로마 백부장과 군인들은 하나님을 믿지 않는 자들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세계 최강의 로마제국의 힘을 등에 업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손에는 칼이 있었고 제국의 권세가 있었기에 오만방자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죽음 직후 백부장은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로 고백했습니다. 교회사 야사에 의하면 이 백부장은 후에 신앙을 가지게 되어 로마 군대 안에서 복음을 전파하다가, 지금의 터키 땅 갑바도기아에서 순교하였다고 합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앞에서 가장 독한 말로 예수님을 공격한 사람들은 종교지도자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지식적으로 성경을 아는 종교인에 불과했기에 하나님의 아들을 알아보지 못하고 십자가에 못박고 조롱했습니다. 그러나 사도행전에 보면 복음을 받아들인 예루살렘의 많은 사람들 중에 ‘허다한 제사장의 무리’가 섞여 있었습니다. 절대 변하지 않을 것 같았던 강퍅하던 그들도 십자가의 능력 앞에 무릎 끓은 것입니다.

종교지도자들의 하수인이 되어 예수님을 조롱하던 군중들은 어떠했습니까? 영적으로 무지한 그들은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악한 이들에게 선동되어 예수님을 독하게 비방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그들도 십자가 사건 직후에 ‘가슴을 치며’ 회개하고 돌아갔다고 했습니다. 이후 그들이 오순절 다락방에서 120 성도들이 함께 기도할 때 성령이 임했습니다. 그리고 교회가 탄생했습니다. 군중만 있으면 위험하지만, 그 군중을 머리되신 예수님이 변화시키시고 다스리시니 교회가 된 것입니다.

한편 진심으로 주님의 죽음을 애통해 하는 여인들이 있었습니다. 막달라 마리아를 비롯한 그들은 예수님께 병을 치유받은 사람이든지, 말씀을 듣고 은혜받고 인생이 변한 사람들이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 여인들은 주님의 십자가 앞까지 울면서 주님을 따라왔고, 주위 로마 군인들과 종교지도자들의 따가운 눈초리도 상관하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의 은혜를 깊이 체험한 사람들은 예수님을 배신하지 않습니다. 환난이 와도 도망가지 않고 끝까지 예수님 곁에 머무릅니다.

또한 그 자리에 있어야 했는데 없던 예수님의 제자들을 주님은 많이 찾으셨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예수님과 3년동안 동고동락했던 그들은 세상 권세가 두려워 다 예수님을 버리고 떠났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부활하신 뒤 그들을 다시 회복시켜 주셨습니다. 그 뒤 그들은 모두 세계 각처에서 복음 전하다가 순교합니다. 십자가의 용서의 힘이 그들을 변화시킨 것입니다. 지금 저와 여러분을 예수님은 어떤 눈으로 바라보고 계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