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꿈을 꾸게 하소서 목양칼럼 / 2022년 01월 01일

다사다난했던 2021년이 지나고 드디어 2022년 새해 새아침이 밝았습니다. 새해 새아침은 희망찬 미래를 꿈꾸는 것이어야 하는데, 유감스럽게도 우리가 처한 현실이 너무 암담합니다. 전세계가 코로나19라는 끔찍한 글로벌 팬데믹으로 2년이 넘도록 고통받고 있습니다. 교육도 여행도 장사도 다 막혀 버린 상황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불경기와 심리적 불안정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누구도 이 상황이 이렇게 오래 갈 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예배와 여러 훈련과 교제 모임에 제한을 받은 한국교회가 겪고 있는 고통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올해 우리 교회 표어를 “새로운 꿈을 꾸게 하소서”로 정했습니다. 별은 항상 있는데 밤에만 보이듯이, 꿈꿀 수 없을만큼 어려운 현실일수록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꿈꾸게 하신다고 믿습니다.

어떤 분들은 자신이 태어난 환경이 좋지 못하기 때문에 평생 그 트라우마에 걸려서 삽니다. 어디 가서 말하기 부끄러운 자신의 가족 환경을 놓고 어떻게 하나님의 꿈을 이야기할 수 있겠느냐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꿈은 꼭 화려하고 좋은 곳에서 잉태되는 것이 아닙니다. 이스라엘 열두 지파의 시작이 어떠했는지를 생각해 보십시오. 창세기에 보면 친자매지간이었던 레아와 라헬이 남편의 사랑을 얻기 위해 자식을 낳으려고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고 경쟁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자기 하녀를 씨받이로 쓰기도 하고, 불임치료제인 합환채를 가지고 서로 거래하기도 하며 충동적인 분노와 질투를 노골적으로 표현하기도 하는 등 마치 TV 막장드라마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그런데 그런 복잡하고 추한 가족 환경 속에서 태어난 열두 아들들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열두 지파의 시조가 되게 하십니다. 쓰레기통 같은 상황이 하나님의 손에 붙들리니까 비전의 모판이 돼버린 것입니다. 냄새나는 거름이 뿌려진 밭이 훗날 향기로운 꽃밭이 되고 열매가 풍성한 추수의 장소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당장 눈에 보이는 어려운 현실을 보고 모든 것을 절망적이라고 판단해선 안 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측량할 수 없는 방법으로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게 하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끔찍한 고난 속에서 하나님은 우리의 꿈을 하나님 중심으로 집중하게끔 정리하십니다. 1871년 10월에 시카고 대화재가 있었습니다. 당시 시카고의 대부분의 주택과 창고와 다리와 배들은 모두 나무로 만들어져 있었는데, 이것들이 불쏘시개 역할을 해서 며칠 만에 온 도시가 잿더미가 되고 말았습니다. 미국 역사상 3대 재앙으로 불리는 이 대화재로 인해 3백 명이 넘는 사람이 사망했고, 수많은 사람이 모든 것을 잃고 길거리로 내몰렸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이 끔찍한 재앙 가운데서도 놀라운 꿈이 시작되게 하셨습니다. D.L. 무디라는 전도자는 이 일을 계기로 다른 모든 사역들을 정리하고 오직 영혼 구원에만 전력하기로 결심합니다. 그 결과 전 세계 1억 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금세기 최고의 전도자 무디가 탄생하게 됩니다. 그뿐이 아니라 데이비드 C 쿡이라는 사람은 이 화재로 집을 잃고 방황하는 수많은 거리의 고아들을 제대로 교육시키기 위한 주일학교 교재를 만들게 됩니다. 이것은 지금까지도 미국 주일학교 최고의 교재로 발전하게 됩니다.

요즘처럼 다들 생존이 절박한 상황에서 꿈을 꾼다는 것은 사치처럼 들립니다. 그러나 시카고 대화재 뒤의 D.L. 무디와 데이비드 C 쿡처럼 이런 어려움 속에서 하나님의 사람들은 하나님이 주시는 새로운 꿈을 꾸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새로운 꿈은 하나님만이 주실 수 있습니다. 따라서 땅만 바라보고 있는 자는 결코 꿈꿀 수 없고, 오직 하나님을 향해 기도하는 자만이 이 암울한 시대에 새로운 꿈을 꿀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거룩한 새 꿈을 꾸는 교회가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