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 암흑지대를 조심하십시오 목양칼럼 / 2021년 04월 01일

미국 본토를 가로지르는 대륙 횡단 열차길 코스 중간에는 ‘암흑지대(dark territory)’라고 하는 곳이 있습니다. 몇 십 킬로 안 되는 지역이긴 하지만, 기차가 일단 이곳으로 들어가면 모든 라디오나 전자파 시그널이 다 먹통이 되어 버립니다. 중앙통제본부에서도 기차의 위치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기가 어렵습니다. 기차는 중앙통제센터와 연락이 끊기기 때문에 위험한 일이 생겨도 지원 요청을 할 수가 없고 안전운행에 필요한 여러 정보를 받을 수도 없게 됩니다. 그래서 기차는 암흑지대를 통과할 때 한없이 취약해집니다. 오래전 이것을 주제로 한 헐리우드 액션영화도 나왔었습니다. 기차가 ‘암흑지대’를 통과하면서 취약해졌을 때, 최첨단 장비로 무장한 테러리스트들이 기차를 장악하는 음모를 꾸민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광야 생활 8년 차 되던 해에 다윗이 부하들을 거느리고 블레셋 땅으로 망명하기로 합니다. 이 결단은 마치 영적 암흑지대로 들어간 것과 같았습니다. 블레셋 땅은 하나님이 아닌 우상을 섬기는 땅이었습니다. 다윗은 거기 있으면서 자기도 모르게 예배의 영이 사그라졌습니다. 구약학자들은 다윗이 블레셋으로 망명하여 16개월을 보내는 이 기간에 단 한 개의 시편도 쓰지 않았음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다윗이 거짓말로 블레셋 왕 아기스의 환심을 사려 하던 당시 다윗의 삶에는 기도와 찬양이 거의 없었습니다. 찬양의 사람 다윗의 찬양 샘이 닫혀 버린 것입니다. 여호와의 적들이 다스리는 땅에서 하나님을 대적하는 블레셋 왕을 “나의 주”라고 부르면서 다윗은 하나님을 제대로 찬양하고 예배할 수 없었습니다.

영적 암흑 지대에 들어가서 예배가 끊기니까 마귀들이 마음 놓고 공격합니다. 그러자 영성이 망가져 버렸습니다. 하나님의 사람 다윗이 블레셋 사람같이 변해갔습니다. 그 안에 있던 옛 사람의 괴물이 마구 튀어나왔습니다. 하늘의 가치관이 아닌 세상적 가치관으로 막 살게 되었습니다. 거짓말, 살인, 약탈 등 살아남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알던 다윗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얼마 안 있어서 하나님은 다윗이 제정신을 차릴 수밖에 없도록 힘든 시련을 주시게 됩니다.

혹시 여러분 가운데도 광야 생활이 지쳐서 사울을 피하려고 은혜의 땅을 떠나셨던 분들이 있습니까? 두려움에 사로잡혀 도피한 블레셋 땅이 영적 암흑지대입니다. 거기 있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자기 모습이 변했습니다. 교회를 떠나고 믿음의 친구들을 떠나고, 기도의 자리, 예배의 자리를 등한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도피한 세상에서 사는 것이 처음에는 좋았지만, 갈수록 공허하고 피곤하고 불안합니다. 주위 사람들과 전쟁하듯이 부딪치고 말과 행동이 사나워졌습니다. 이건 여러분의 본 모습이 아닙니다. 어둠을 밝혀야 하는 빛이 어둠의 편이 되어 버리면 더 이상 어둠을 밝힐 수가 없지 않습니까? 다시 돌아와야 합니다. 하나님은 여러분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가정은 여러분이 반드시 있어야 할 은혜의 땅입니다. 힘들다고 가정을 함부로 버리고 행복의 유토피아를 찾아 떠난 사람들은 반드시 후회합니다. 교회도 여러분이 반드시 지켜야 할 은혜의 땅입니다. 힘들다고 교회를 함부로 떠나면 안 됩니다. 여러분이 있어야 할 은혜의 땅을 떠나 눈에 보기에 좋아 보이는 영적 암흑지대에 오래 있으면 영혼이 망가집니다. 다윗도 블레셋 사람같이 변하는 모습을 보십시오. 아무리 힘들어도 은혜의 땅을 지켜야지 블레셋으로 가면 안 됩니다. 이미 선을 넘으신 분도 지금이라도 회개하고 돌아오시면 됩니다. 하나님은 항상 두 번째 기회를 주시는 분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