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로 영적 기선 제압을 하십시오 목양칼럼 / 2020년 12월 01일

최근 저는 우연히 들린 아파트 커뮤니티센터 도서관에서 어린이 동화책 ‘로빈슨 크루소’를 읽어 보게 되었습니다. 다니엘 디포 원작인 이 책은 24년간이나 무인도에 표류되어 살아남은 영국인 로빈슨 크루소의 이야기입니다. 어릴 때 아주 재미있게 읽은 책인데 이번에 읽으면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로빈슨 크루소가 그 외롭고 힘든 시간을 무인도에서 버틸 수 있었던 힘은 그의 신앙이었습니다. 그는 정기적인 하루 일과를 지키려고 애썼는데 그 첫째가 “하루 세 번씩 성경 읽기”였고 두 번째가 “하나님께 감사 기도 드리기”였습니다. 그가 탔던 배가 폭풍우를 만나 무인도에 표류되던 첫날부터 그는 폭풍 가운데 살려주신 하나님께 감사기도를 드렸습니다. 천신만고 끝에 밀을 재배하여 처음으로 빵을 만들었을 때도 그는 빵을 성경책 위에 올려놓고 하나님께 감사기도를 드렸습니다. 그렇게 감사 찬양하는 마음이 있었기에 로빈슨 크루소는 24년이나 되는 무인도 생활을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시편 59편은 다윗이 20대 초반 젊은 나이, 사울의 칼날을 피해 처음 도주하던 때에 쓴 찬송시입니다. 앞으로 10여 년 간 계속될 기나긴 광야 도피 생활 초입에 쓴 것입니다. 로빈슨 크루소도 그렇고 다윗도 그렇고 전혀 예상치 못한 고난의 파도에 휩쓸렸던 광야 초기부터 하나님을 찬양하고 감사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들은 앞으로 그들이 겪을 광야 생활이 그렇게 길고 힘들 줄은 잘 몰랐을 것입니다. 그러나 고난의 초기부터 하나님의 선하심을 믿고 하나님을 감사하는 것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그들은 마치 독감이 오기 전에 예방주사 맞은 것처럼 고난을 견딜 수 있는 영적 예방 주사를 맞고 시작한 것입니다. 첫 단추를 그렇게 잘 꿰었기 때문에 그들은 앞으로 전개될 폭풍 같은 광야생활을 잘 견뎌내고 마침내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감사 찬양은 절망 같은 현실을 딛고 일어나 불확실한 미래로 보내는 영적 기선 제압입니다. 감사 찬양은 현실이 어려워도, 축복의 미래를 영의 눈으로 보고 미리 믿음으로 하는 선포입니다. 도저히 찬양할 수 없는 상황에서 찬양할 수 있는 힘은 고난 속에서 다져진 영성에서 나옵니다. 찬양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항상 찬양하고 감사한 사람이 바로 다윗이었습니다. 앞으로 그는 사울왕에게 쫓겨 다니게 되는 고난의 광야 생활 속에도 끊임없이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그리고 감사 찬양을 쉬지 않는 그에게 하나님은 최후 승리를 주셨습니다.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있는데, 영적인 틀을 처음에 어떻게 잡는가가 남은 인생의 신앙 생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이 시는 다윗이 20살 초반 청년이었을 때, 광야 생활 초입에 쓴 것인데 여기서 한 영적인 고백과 자세가 그 후 다윗이 30대, 40대, 50대, 60대, 그리고 늙어 마지막 숨을 거둘 때까지 계속해서 반복되어 드러납니다. 시편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다윗의 시편들에 보면 “나의 힘이 되신 여호와여, 나의 방패, 나의 요새, 나의 피난처”라는 표현이 수도 없이 나옵니다. “오직 나는 주만 바라나이다”란 말도 마찬가지입니다. 인생에서 만난 시련과 악인들은 계속 바뀌었어도 다윗의 신앙은 항상 감사였고 찬송이었습니다. 세월이 흘러서 어떤 상황을 만나도, 잘 되든지 못 되든지 다윗의 하나님을 향한 신앙의 결이 똑같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항상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저와 여러분도 다윗의 신앙 고백을 우리 남은 인생의 신앙 코드로 삼아 보는게 어떨까요? 다윗은 찬양하는 감사로 광야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우리도 그래야 합니다. 어떤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만이 “나의 힘이시며, 요새이시며, 피난처”라고 선포하며, 감사 찬송으로 시작해 보십시다. 시작을 그렇게 하면 어떤 불 같은 고난 가운데서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최후 승리를 주실 줄 믿습니다.